오세훈 “재개발·재건축으로 최소 50만가구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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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13. 오전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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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당선인에게 듣는다] [1]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바로 세우기 - 민간 위탁사업 등 정리… 세금 낭비 막을 것
대중교통 요금 - 생활 물가 너무 올라… 올해는 인상 안해
TBS 전환 추진 - 교통방송서 교육·문화예술·교양 방송으로
‘약자와의 동행’ - 정책·예산 배정 등 저소득층에게 혜택 집중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서울시청 6층 시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며 앞으로 추진할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역대 서울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4선에 성공한 그는 “재개발·재건축이 신도시 조성보다 더 우수한 주택 정책”이라고 했다. /김지호 기자

서울시장 최초로 4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임기 중에 신규 주택을 최소 50만 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신도시 조성보다 재개발·재건축이 우수한 주택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향후 4년 시정(市政)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약자와의 동행’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 서울시의 모든 정책과 예산 배정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약자를 더 많이 배려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지난해 ‘서울시 바로 세우기’는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에 가로막혀 반의 반도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조례 개정을 통해 방만하게 운영됐던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을 정리해 예산이 시민을 위해 제대로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시 바로 세우기는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몇몇 시민단체가 사업을 독점하면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세금 낭비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전체 112석 가운데 76석(68%)을 차지해 오 시장의 시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버스·택시 요금 인상과 관련해 “생활 물가가 엄청나게 오른 만큼 올해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다.

-최초의 4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는데.

“지난해 보궐선거에선 5개 동에서 졌는데 이번 선거에선 서울시 426개 전 행정동에서 이겼다. 압도적 지지는 그만큼 기대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공약을 지키라’는 무언의 지상명령처럼 느껴져 무섭고 두렵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의회를 3분의 2 이상 차지했다.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나.

“그동안 민간 위탁사업이나 보조금 지원 사업이 방만하게 운영됐는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서울시 바로 세우기’는 반의 반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의 사업성과 효율성, 적합성 등을 면밀히 평가·분석해 폐지·통폐합 등 재구조화할 계획이다. 또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아이 서울 유(I SEOUL U)’란 서울시 브랜드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브랜드는 방문객과 투자 기업들이 서울에 오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수 있도록 서울의 매력을 가장 짧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 브랜드는 그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TBS를 교육 방송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노조 반발이 심하다.

“자율주행 시대에 교통방송의 기능이 줄어드는 건 명백하다. 교통 정보를 위해 TBS를 듣는 사람은 없다. 독립 재단으로서 TBS 스스로 어떻게 생존할지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교양·직업교육·문화예술 방송으로의 전환을 제안하는 분들이 있다. 시의회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향후 4년간 시정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려는 정책을 말한다면.

“약자와의 동행이다. 갈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대물림된다. 빈부 격차 해법을 마련해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저소득층이 최소한의 경제력과 구매력을 갖춰야 경제가 선순환한다. 이를 위해 기획조정실에 ‘약자 동행 지수’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 모든 행정이 약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지수화하라고 지시했다. 정책 입안이나 실행, 예산 배정 등에 약자 동행 지수를 적용해 약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면서 집값 안정화를 추진한다고 했는데.

“서울시는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도시다. 지어진 지 약 40년이 된 서울시 아파트가 많다. 신도시 조성보다 재개발·재건축이 우수한 주택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신도시는 자족 기능이 없는 베드타운이다. 허허벌판에 지어 대중교통도 없다. 그 때문에 GTX(수도권 광역 급행 철도)를 끝도 없이 깔아야 한다. 하지만 대중교통망이 조성되려면 10~20년이 걸린다. 대중교통 등 자족 기능도 없는 베드타운을 지어 놓고 신도시라고 하는데 그건 신도시가 아니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임기 중에 최소 50만 가구 이상을 서울에 공급할 수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사업 초기부터 시가 조합 등과 협의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시키는 재개발·재건축 기획)과 모아주택(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 등을 통해 가능하다. 여기에 3기 신도시가 들어오면 공급이 많아져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집값 걱정 안 해도 된다.”

-버스나 택시 요금 인상 필요성이 거론되는데.

“요금 인상을 논의할 때가 되긴 했다. 하지만 올해 생활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요금까지 인상하면 심리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 적어도 올해는 인상 계획이 없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국가적 과제이긴 하지만 서울시가 고민하는 해법이 있나.

“육아에 대한 중압감이 저출산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여성의 ‘독박 육아’ 걱정 없는 서울시를 만들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육아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안 낳는 거라면 ‘낳기만 하면 서울시가 키워주겠다’는 믿음을 주는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독박 육아 걱정 없는 서울,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 아이를 낳으면 연령대별로 서울시가 어떻게 키워줄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는데.

“살면서 한 번도 어떤 자리를 목표로 일하지 않았다.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대한민국을 경영하는 것보다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지난 10년처럼 방향을 잃고 헤매는 상태가 지속되면 대한민국 발전에도 마이너스다. 서울시를 살 만한 곳으로 만들고, 일자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곳으로 만드는 게 시장의 역할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이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 시민의 한 표 한 표에 담긴 염원과 명령을 잘 안다.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4년 내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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