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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채 투심회복 지연·금리 변동성에 전단채 눈 돌리는 증권사

증권채 투심회복 지연·금리 변동성에 전단채 눈 돌리는 증권사

기사승인 2024. 02. 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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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우려로 더딘 증권채 투심 회복
대형증권사들, 전자단기사채 적극 발행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송의주 기자
올해 증권사들이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인해 증권채에 대한 투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차입 기간을 짧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의 전단채 발행규모는 27조1237억원으로 전월 대비 38.8% 증가했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대표적인 단기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다.

회사채 발행과 투자 수요가 맞물리는 연초효과로 인해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증권사의 증권채 발행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전단채 발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빗나갔다. 오히려 증권채 연초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도 적극적인 전단채를 발행에 나섰다.

지난 1월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 나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다. 신용등급은 미래에셋증권 AA, 삼성증권 AA+, KB증권 AA+, NH투자증권 AA+로 모두 우량채였다. 4곳 모두 목표 모집 자금을 초과하는 투자 수요가 발생했지만, 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오버발행(발행금리가 민간채권평가회사가 제시한 금리를 초과해 결정)이 확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은 2년물, 3년물, 5년물의 발행금리가 민평금리 대비 각각 0.15%포인트, 0.3%포인트, 0.18%포인트 가산됐고, 삼성증권은 2년물, 3년물 금리가 0.01%포인트, 0.04%포인트 더해졌다. KB증권 또한 발행금리가 1년6개월물 0.09%포인트, 2년물 0.07%포인트, 3년물 0.04%포인트 추가됐다. NH투자증권만이 2년물과 3년물에서 민평금리보다 0.05%포인트 낮게 결정됐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해 부동산PF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채에 대한 투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오는 3월이 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에도 미국 성장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국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올해 초 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하가능성을 80%로 예측했으나, 현재는 35.5%로 크게 낮아졌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금리가 내려가면 증권사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에 단기자금을 통해 버티면서 추후 금리 인하 시점이 명확해졌을 때, 발행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채 완판은 이뤄지고 있지만, 발행금리는 여전히 높게 결정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사들은 유리한 자금조달을 위해 차입 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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