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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50억 그림 같이 사실 분"…부자들 전용 미술품투자 신탁 나온다

김유신 기자
입력 : 
2022-02-27 18:15:23
수정 : 
2022-02-28 07: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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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Fine Art 신탁` 출시

고가 미술품 공동소유 가능
은행이 작품 보관·전시까지
미술품 `스터디 그룹`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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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고객들에게 미술과 자산 관리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옥션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압구정동 서울옥션 건물 2층에 위치한 하나은행 아레테큐브 골드클럽 PB센터에서 한 고객이 미술품 매매와 관련한 상담을 받고 있다. [한주형 기자]
하나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고액 자산가용 미술품 투자 신탁을 출시한다. 하나은행은 미술품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과 업무협약을 맺어 투자 가치가 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고객이 투자한 미술품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역할까지 도맡을 계획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자산가들이 고가 미술품에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하나 Fine Art 신탁'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미술품 투자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다. 미술 작품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 또 유명 작품은 가격이 수십억 원을 훌쩍 넘어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하나은행이 출시하는 이번 상품은 공동으로 투자하면서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매매가격이 50억원인 미술품에 투자하는 경우 기존에는 한 명이 50억원을 부담해야 했다면, 이번 상품을 통해서는 5명이 10억원씩 투자해 공동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약정한 신탁 기간이 종료되면 경매를 통해 작품을 판매한 뒤 수익을 나눠 갖거나, 공동 투자자 동의하에 신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미술 작품을 공동으로 구매하면 누가 작품을 보유할 것인지 분쟁이 있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고객 대신 은행이 작품을 보관하고 관리한다.

하나은행은 고객들의 미술품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는 수장고를 오는 6월 서울 을지로에 열 계획이다. 미술품 전시를 통해 작품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 가치도 높아져 이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수집가 모임이라는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미술품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옥션이 하나은행에 미술품을 추천하면, 하나은행은 해당 작품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작가와 작품에 대한 스터디 자료를 제공한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해당 그룹 참여를 통해 투자자들 간 교류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앞서 2020년 4월 압구정동 서울아트 건물에 금융과 예술을 결합한 PB센터인 아레테큐브(Arete Cube) 골드클럽을 금융권 최초로 열었다. 기자가 최근 방문한 아레테큐브 PB센터는 서울옥션 2층에 자리 잡아 경매에 나온 작품을 관람한 뒤 금융 컨설팅을 받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아레테큐브 이용 고객은 약 40명, 이들이 이곳에 맡긴 자산은 4000억원이 넘는다.

장정옥 아레테큐브 PB센터장은 "스타트업으로 큰 부를 일군 20·30대 젊은 자산가부터 예술에 조예가 깊은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고객군이 다양하다"며 "아레테큐브는 예술과 금융의 복합서비스센터로 미술품 매매와 관련한 비즈니스와 미술품 담보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금융권 최초 미술품 신탁 상품과 하나은행의 강점인 PB센터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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