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택정책실장 응모 접수가 시작됐다. 18일까지 응모를 받은 뒤 22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다음달 2~4일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임용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그동안 일부 고위직을 외부 공모해 왔지만 주택정책 분야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정책실장(옛 주택건축본부장)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비롯해 모아주택·상생주택·청년주택 등 오 시장의 주택공급 공약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지난해 오 시장 취임 후 조직이 확대 개편돼 안전총괄실장과 함께 차관급인 2부시장에 오를 수 있는 승진 루트로 꼽힌다.
신임 주택정책실장 유력 후보로는 우선 유창수 전 서울주택도시(SH)공사 고문이 거론된다. 그는 과거 오 시장 재임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인사다. 오 시장 20년 지기인 강철원 민생특보와 함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건축공학과를 나와 이번 공모자격(관련분야 부동산학, 주거환경학, 도시공학, 건축 등)에도 부합한다. 지난해 말 시 산하 주택 공기업 인 SH공사 고문으로 위촉돼 활동하다가 이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임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고문은 이번 공모 참여 여부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지난해 오 시장이 보궐 선거 당선 이후 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나와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박원순 전 시장의 보존 중심 도시재생에 대해 부정적 견해였고 도심의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한 정비사업 필요성을 강조해 오 시장의 정책 방향과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이 교수는 "이번 시 주택정책실장 공모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 당선 직후 SH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낙마한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지만 다주택 보유 여부 등이 논란이 돼 낙마한 만큼 다시 공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공모에 경력직 공무원 출신도 지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시 공무원 출신 인사들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앞서 거론된 외부 출신 인사보다는 발탁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공모하는 주택정책실장은 임기 2년의 지방관리관으로 근무실적이 우수하면 총 5년 이내 연장이 가능하다. 발탁 후 오 시장의 신임을 얻게 되면 2026년까지 시 주택정책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