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오는 30일 개최되는 'AI 데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시제품을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휴머노이드는 얼굴, 몸, 두 팔과 다리를 갖춘 인간 형태의 로봇인 데, 현재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는 '옵티머스' 혹은 '테슬라봇'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봇은 68㎏에 달하는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고 20㎏ 무게의 물품은 운반도 가능하다. 테슬라는 위험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해당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 테슬라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 테슬라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4년 전만 해도 "공장이 로봇에 과도하게 의존해 테슬라가 생산 지옥에 빠졌다"며 로봇에 대해 비판했다. 하지만 현재 그는 "로봇 사업이 언젠가는 자동차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AI 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차량은 지각 능력 일부를 갖춘 바퀴 달린 로봇과 같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된 직무 모집을 위해 채용 공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 모집 공고에 따르면, 테슬라는 단기적으로 수 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장에 배치하고 미래에 수 백만대에 달하는 로봇을 전 세계 공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테슬라는 최근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된 내부 회의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머스크의 로봇이 쇼맨십에 불과하며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낸시 쿡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테슬라의 로봇이 단순히 걸어 다니고 춤만 춘다면 이미 다른 로봇이 이뤄낸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휴머노이드는 여러 로봇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로보틱스 팀장인 숀 아지미는 "자율자동차 개발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로 휴머노이드 개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러한 변화에 유연하고 강력하게 대처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그러나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의 보스톤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뛰어난 보행 성능은 물론이며 공중제비와 물구나무 서기를 수행할 정도의 운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로봇 연구소에서 분리돼 세워진 회사인 '앱트로닉'은 다용도 휴머노이드 로봇 '애스트라'를 개발했다. 애스트라는 제품 정리, 포장 등 공장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앱트로닉은 '아폴로'라는 두 번째 다용도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아폴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텍사스대 로봇 연구소는 NASA와 함께 화성에 갈 휴머노이드 '발키리' 개발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 샤오미의 사이버원. (사진=샤오미)
▲ 샤오미의 사이버원. (사진=샤오미)

샤오미의 경우, 지난달 휴머노이드 '사이버원'을 선보였다. 샤오미에 따르면, 사이버원은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해 동작과 표현을 인식하고 사람의 목소리를 분석해 45가지 감정을 읽는 기능도 갖췄다. 다만 일부 외신은 "사이버원의 외관이 테슬라봇과 매우 유사하며 넘어지지 않고 걷는 것이 힘들어 보일 정도로 기술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 알데바란의 페퍼. (사진=알데바란)
▲ 알데바란의 페퍼. (사진=알데바란)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개발한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유럽은 최근 독일의 유나이티드 로보틱스 그룹(URG)에 인수됐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에 휴머노이드 '나오'를 제작한 프랑스 로봇 스타트업 '알데바란'을 인수하며 그 후 페퍼와 나오를 유럽 시장에 공급했다. 최근 URG는 소프트뱅크를 인수하며 사명을 다시 알데바란으로 변경했으며, 페퍼와 나오의 기능을 향상시켜 다시 시장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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