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낸 보험사, 성과급과 상생보험 사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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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23. 오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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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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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가 도입됐음에도 주요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올해 임직원들에게 어느정도의 성과급이 지급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실적이 두드러지는 대형 손보사들에게 이목이 쏠린다. 벌써부터 이른바 '성과급 잔치'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상생금융을 강조 중인 금융당국이 과도한 성과급 지급 자제를 당부해 고민이 깊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올해 연봉 50% 가량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초에는 연봉의 47%를 지급했었다.

삼성화재는 회계기준이 IFRS17으로 변경된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64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2022년 전체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조2837억원이었다. 이미 3분기만에 2022년 전체 순익을 뛰어 넘었을 정도의 성적을 냈다.

삼성화재 뿐만 아니라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335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DB손해보험 역시 1조2642억원으로 순익 1조원을 넘겼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연봉의 50~60%, D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점이 관건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보험사 CFO(최고재무책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올해 성과급 및 배당과 관련한 유의사항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업권 전체에 상생금융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고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을 최소화 하는 한편, 약관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 금리도 잇달아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성과급을 일부 보험업계가 지급하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보험사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은행들의 성과급 지급이 '돈잔치'라는 지적을 받았고, 적지 않은 성과급을 뿌린 보험사들도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성 메시지를 들어야 했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모두 연봉 50%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하는 곳은 일부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한 대형 손보사에 국한된 이야기라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과 중소손보사들은 성과급이 대형 손보사들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한해 고생한 임직원들에게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대형 손보사들과 달리 성과급에 대한 이야기 조차 언급되지 않는 곳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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