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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눈덩이`, 月1조원 처음 넘어

김태준 기자
입력 : 
2020-06-08 17:42:24
수정 : 
2020-06-08 18: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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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중 1조162억 지급
4개월 연속 사상최대
◆ 실업급여 5월 1조 넘어 ◆

5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2월부터 4개월 연속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여전한 가운데 실업급여가 '밑 빠진 독'으로 변해가고 있는 셈이다.

8일 고용노동부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62억원으로 사상 최초 월간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 4월 9933억원에 이어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이다. 실업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이다.

5월 통계에서 눈여겨볼 점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서비스업은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제조업은 점점 더 악화일로라는 점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서비스업은 5월에 둔화세가 진정되고 6월에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다만 제조업은 좀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월 말부터 풀린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서비스업에서 일부 반등이 확인되고 있지만 제조업에서 반등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감으로 따져보면 제조업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5월에만 5만4000명이 자격을 상실(실업)했다. 1998년 1월(-10만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이들 숫자와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2만2000명)가 일치하지 않는 건 자격 상실 신고와 실업급여 수급 시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5월에 신청하지 못한 이들은 6월 실업급여 통계에 잡히게 된다.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과 자동차업 가입자가 각각 1만2000명, 9000명 줄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또한 이번 통계에서 충격을 던져주는 부분은 29세 이하 고용보험 상실자가 석 달 연속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3월에는 1만7000명(전년 동기 대비) 줄었으며 4월에는 4만7000명, 5월에는 6만3000명이 각각 자격을 상실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한편 한계에 몰린 영세 사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한 것이다. 지난달 60세 이상이 14만1000명 증가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렇게 지표가 악화하고 있지만 고용보험 통계는 코로나19가 노동시장에 미친 충격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은 집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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