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지킨다" 오세훈 약속한 3가지는..'안심소득·교육격차·도시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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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04. 오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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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지난 1일 '민선 8기' 임기 시작.."약자 동행 특별시·글로벌 톱 5 도시 반드시 만들 것"]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기범 기자
"민심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취임 첫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지난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초 4선'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 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39대 서울시장의 비전과 시정 철학에 대해 "서울을 '약자 동행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현재 희망이 없는 사회에서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실제로 오 시장은 민선 8기 임기 첫날인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현장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오 시장은 구체적으로 3가지 정책을 꼭 실현하고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론 △하후상박(下厚上薄·아래계층에 후하고 윗계층에 박함)형 미래 복지시스템 '안심소득 시범사업'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서울형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 △도시경쟁력 회복을 통한 '글로벌 톱(TOP) 5 도시' 달성이다.

그는 "안심소득 실험은 정말 정교하게 진행해 학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서울런 역시 성과가 좋을 경우 전국으로 확산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의 매력도를 끌어올려 '글로벌 톱 5'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아울러 자신이 제안한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 3자 협의체' 구성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당선인 신분인 김동연 경기도 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 연쇄 회동을 갖고, 교통·주거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실무협의를 할 수 있는 협의체를 서둘러 만들겠다"며 "조만간 3자 회동도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기범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 6·1지방선거에서 59.05%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했고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과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는데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다.
▶지지를 해주셔도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는 게 민심이다. 그렇게 압도적인 지지가 저한테는 굉장히 무섭게 느껴진다. 기대가 담겨 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크게 실망하고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지지는 무섭고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걸 보면 정말 혼신을 다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4년 동안 가장 최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할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
▶'약자와의 동행'이 대표 공약이다. '약자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는 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키겠다. 10년 전에도 빈부격차 되물림 있었지만 지금은 더 심화가 됐다. 한마디로 '희망이 없는 사회'가 된 것이다.

관련해서 우선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소득보장제도인 '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성공시키겠다. 정말 정교하게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학계에서 인정받는 게 목표다. 한국의 소득파악 시스템은 완비됐다고 보기 때문에 학문적 연구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새로운 안심소득제도 작동하면 기존의 모든 제도 의미가 없어진다. 안심소득 실험이 성공하면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이 증진되고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지게 된다. 디지털전환 시대 변화가 반영된 사회시스템에 새 복지시스템이 어떻게 탄생할 것이냐 하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한국의 초고속 산업화는 인적자원 하나 가지고 여기까지 왔다. 그게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발표한 것도 기존 인재양성에 대한 반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서울런'은 우리 사회에 시사점을 준다. 지금 교육격차 때문에 생기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괄에 해결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교육으로부터 비롯되는 빈부격차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성공사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매력도시 서울'을 만들겠다. 서울이 '글로벌 톱 5' 도시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IT(정보기술) 인프라, 인적자원, 자연자원 등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넘쳐난다. 앞으로 5년 내 충분히 5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결국 '살고 싶고, 방문하고 싶고, 기업하고 싶은 것'인데 이를 '매력'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을 어떻게 매력적인 도시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 고심하고 있다. 서울이 '매력덩어리 도시'가 되면 시민들의 삶의 질이 올라가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오고 싶은 도시가 되는 것이다.

-서울시의회도 국민의힘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였던 시의회의 저항으로 끝내지 못한 '서울 정상화' 작업을 다시 시작하겠다. 지난 1년 간 수면 아래서 공공연히 이뤄졌던 관변단체들의 시정 사유화의 실체를 밝히고 정상화의 첫발 뗀 것은 분명한 성과다. 다만 예산 삭감·중복지원 단체 정리 등 실질조치는 반의반도 못 이뤘다. 앞으로 '서울시 바로세우기' 관점에서 숨어있는 낭비 조직·예산이 없는지 재검토하고 특정 관변단체 존립 기반이 되고 있는 불공정한 조례도 개정하겠다.

시의회와 협력해 현재 시 브랜드 I·SEOUL·U'(아이·서울·유)도 폐기하고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내년 1월 새로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 개편도 시급하다. 2020년 TBS가 서울시 산하 본부에서 재단으로 독립했지만 여전히 운영은 300억원의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교통정보 듣기 위해 TBS 켜는 사람 없다. 눈앞의 미래로 다가온 '자율주행시대'에 교통방송은 시대착오적이다. 구체적 추진 방향은 향후 구성될 시의회와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에서 적지 않은 예산을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진보 성향이다.
▶철학이 많이 다르다. 일단 교육격차 해소가 교육의 제1목표가 됐으면 좋겠다. 진보 진영 목표도 '빈부격차 해소' 아닌가. 근데 의외로 그걸 위한 노력은 없다. 그래서 방과후를 책임지는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기범 기자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을 차례로 만나 '수도권 3자 협의체' 구성을 논의했다.
▶주거·교통·환경 등 여러 가지 협조사항이 있지만 제일은 교통이다. 추산해보니 경기도에서 서울로 와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170만명이다. 인천 시민은 30만명 내외다. 200만명 정도가 서울의 경계를 넘나들며 매일매일 경제활동 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혜택을 줄 수 있는 건 교통체계를 완비해 고단하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출·퇴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서울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이 어떻게 일상생활 영위를 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할 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실무협의를 할 수 있는 협의체 만드는 것을 서두를 것이다. 조만간 3자 회동도 이뤄질 것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배석 중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색깔과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단계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무회의에 두 번 참여하면서 '유연하고 열린 정부'라는 느낌을 받았다. 새 정부 국무회의는 자유롭게 토론이 이뤄지는 역동적 분위기가 느껴진다. 앞으로도 서울시장으로서 국무회의에서 국정철학과 주요 국정과제에 대해 적극 토론하고, 공유할 것이다. 서울시민들의 민심 역시 가감없이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하겠다.

- 공사비 인상기에 조합 방식 정비사업에서 시공사와 갈등을 겪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사태는 대책이 있나.
▶서울시가 민간재개발 분쟁에 중재안을 제시한 건 '둔촌주공'이 최초다. 1만2000호 주택공급이 걸린 대규모 사안이고 갈등이 장기화되면 일반분양 시민 등 선의의 피해자 늘고 부동산 시장 안정 목표에도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 또 원자재 상승 국면에서 건축비가 앞으로도 주택 공급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행정2부시장 주축으로 둔촌주공 사태를 전담 관리 중이다.조기 수습의 우수 지침 될 수 있도록 갈등 수습에 시정 역량 집중하고 있다.

-서울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 인구 감소의 결정적 이유는 '주거문제'로 인한 수도권으로의 유출이다. 지난 10년간 토목·발을 죄악시 한 채 신도시 건설보다 가성비 높은 재개발·재건축을 인위적으로 억제했다. 신규주택 공급을 막은 것이 서울 인구 감소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한 것이다. 신도시 건설은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는 있지만 정주여건을 갖추기까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도로, 학교 등 상당한 인프라 건설 비용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린다. 서울을 등진 시민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주거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서울시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 비율이 높아지면서 소통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
▶MZ세대는 어떤 세대보다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실리적으로 행동하며 공정성을 중시한다. MZ 공무원들이 제대로 역량 발휘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성과에 대해선 제대로 평가해주는 분위기가 조직 문화로 정착되도록 노력 중이다. 공정한 보상체계가 직원들의 자율적 동기부여로 이어지도록 공직 성과평가를 재설계하겠다.

기자 프로필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글.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를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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