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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보내주고 언택트 그룹면접…SKT의 실험

임영신,이용익 기자
임영신,이용익 기자
입력 : 
2020-06-03 17:53:57
수정 : 
2020-06-03 2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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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대기업 공채

필기 시험 통과한 지원자에게
면접 일주일 전 집으로 배송
데이터도 무제한으로 지원

SKT 자체개발 플랫폼 활용해
풀HD 화질로 다자 면접 진행
대기업 채용 트렌드로 확산
사진설명
SK텔레콤 면접관들이 자체 개발한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풀HD급 화질로 면접을 진행하는 과정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코로나19로 기업 채용시장에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정기채용에서 면접 대상자 전원에게 태블릿PC를 사전에 제공하고 언택트 채용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달로 예정된 영상그룹면접을 위해 필기시험을 통과한 지원자들에게 영상통화용과 면접 자료용 갤럭시 태블릿PC 2대와 거치대, 가이드북 등으로 구성된 '면접키트'를 면접 일주일 전에 집으로 배송한다. 통신 데이터도 무제한 제공하기로 했다.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기기와 동일한 접속 환경을 제공해 면접의 형평성을 최대한 맞추자는 취지다.

SK텔레콤은 면접 전에 통신 테스트를 2회 진행한다. 면접 전형 당일엔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그룹 영상통화를 건다. 지원자가 태블릿PC에서 통화 버튼을 누르면 면접관 2명과 지원자 4명 등 총 6명의 영상이 동시에 뜬다. 태블릿PC에는 보안 프로그램이 깔려 있기 때문에 외부로 자료를 유출하거나 면접과 관련이 없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면접을 마친 지원자들이 우편 상자에 태블릿PC 등을 넣어서 집 앞에 놔두면 SK텔레콤이 반송 절차를 진행한다.

사진설명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정성에 가장 신경 썼다"며 "지원자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인택트(Interactive Untact)' 면접이라고 부른다. 인터랙티브(대화형)와 언택트를 합친 말로 자택 등 각자 원하는 곳에서 영상회의처럼 진행하는 온라인 그룹 면접을 가리킨다. 인택트 면접이 가능한 배경엔 SK텔레콤의 통화 플랫폼 T전화를 기반으로 한 그룹 영상통화 서비스 '서로'(가칭)가 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 협업 툴로 영상통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영상통화 HD 화질을 3G와 4G(LTE)에선 풀HD(FHD)급으로, 5G에선 최대 4배 선명한 초고화질(QHD)로 각각 업그레이드했다. 대다수 기업이 이용하는 영상회의 서비스 줌(Zoom) 등은 HD 화질이지만 SK텔레콤의 면접은 풀HD급 화질로 이뤄진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상용화하는 시점에는 최대 55명까지 그룹 영상통화가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또 인공지능(AI)이 얼굴 인식을 통한 본인 확인과 지원자의 음성과 표정 등을 분석하는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른 채용 분야에도 이러한 영상그룹면접 방식을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채용 기조가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를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치렀다.

그동안은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수만 명의 응시생이 오프라인으로 응시해왔지만 올해는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4차례 분산해서 실시됐다. 취업준비생들은 삼성SDS가 자사 영상회의 솔루션을 응용해서 만든 온라인 프로그램을 이용해 집, 기숙사 등에서 시험을 치렀다.

LG전자와 카카오 등은 경력직과 상시채용 지원자에 대해 영상면접을 시행하고 있다.

CJ그룹도 일부 직군 공개채용에서 영상면접을 도입했다. 대림산업도 올해 하반기 신입 공채 면접전형에서 서류전형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1차 채용 면접을 진행할 때 모바일 장비를 이용한 영상면접을 도입했다.

증권사들도 언택트 채용에 적극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사전에 질의를 제시하고 지원자들이 답을 한 동영상을 회사 전용 플랫폼에 올리도록 했다. 면접관들은 이 영상을 보면서 지원자를 평가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대면 면접보다 지원자들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AI 면접관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신입 업무직원 채용에 AI 면접을 처음 시행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채용 과정에 AI를 통한 역량검사를 도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인성평가 등 심층적인 면접은 여전히 대면으로 이뤄지지만 1차 면접 단계 정도에서는 디지털 전략 차원에서라도 AI 이용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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