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회사채 공모를 진행했다. 대부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를 확정 지었다. 이들 모두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면서 시장에선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이 운영자금 마련에 회사채 발행을 선택한 것은 CP금리 하락으로 채권시장 투심이 회복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P 금리는 4.23%으로 지난해 10월31일 고점(4.310%)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CP금리는 채권시장에서 단기자금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단기자금에 의존했던 구조를 탈피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모습이다.
대형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만기 1년 미만의 CP 및 전단채 발행 잔액은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31일까지 22개 증권사가 발행한 CP와 전단채 규모는 총 23조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27조1069억원) 대비 15.13% 줄어든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단기사채 발행액은 499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발행액(6024억원)과 비교해 줄었다. 한국투자증권도 12월 5조2900억원의 단기사채를 발행했지만 1월 들어 4조3900억원 규모로 발행액을 축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2월 2조9200억원의 단기사채를 발행했지만 지난달 2조890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만기가 짧은 CP·전단채 발행을 늘리는 추세다. 부국증권은 이달 단기사채 발행액은 9310억원으로 직전 월(6370억원) 대비 46.15% 급증했다. 지난달 950억원을 발행한 하이투자증권도 이달엔 1210억원 규모로 단기사채 발행 규모를 늘렸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1조2800억원에서 이달 1조385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곳은 PF 대출 롤오버(차환)으로 자금이 필요한데,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으로 장기물 조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단기금리가 높더라도 만기가 짧은 전단채를 발행을 지속하면서 단기 금융시장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