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추천 [콜렉티브] 후기 리뷰 – ‘스포트라이트’를 보는 듯한 몰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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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4.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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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티브 (Collective) (2019)

■ 국가: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 장르: 다큐멘터리

■ 감독: 알레그잔데르 나나우

■ 러닝타임: 108분

■ 등급: 15세 관람가

■ 스트리밍: 웨이브

많은 OTT 들이 독점/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을 때 저는 의외로 장르 맛집은 다큐멘터리라고 말합니다. 극장이나 TV에서 만나기 힘든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를 많이 접할 수 있거든요. 웨이브(wavve)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팬들이 좋아할, 혹은 반드시 봐야 할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루마니아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를 계기로 의료계의 비리를 낱낱이 고발한 작품 <콜렉티브>를 소개할까 합니다. 마치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는 듯한 몰입감 속에 작품이 담긴 메시지가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네요.

웨이브 독점 저널리즘 다큐멘터리 영화

<콜렉티브>는?

2015년 루마니아의 유명 나이트 클럽인 ‘콜렉티브’에서 발생한 화제를 계기로 자국 내 의료계의 비리를 추적한 신문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하는 다큐멘터리이자, 2019년 15회 취리히 영화제(최우수 다큐멘터리) 2020년 33회 유럽영화상(유러피안 다큐멘터리상), 2021년 41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다큐멘터리 작품상) 55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외국어 영화상) 등 수 많은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받았습니다.

특히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9%를 기록하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올해의 영화로 추천한 작품입니다. 2021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과 장편다큐멘터리에 동시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할 만큼 밀도 높은 시선으로 힘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보기 전 CHECK!

‘콜렉티브’가 다루는 사건은?

<콜렉티브>는 2015년 루마니아의 유명 클럽인 ‘콜렉티브’에서 벌어진 화재 사건을 주된 배경으로 합니다. 이 사고로 27명의 젊은이가 즉사하고 180명이 부상당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특히 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기 클럽이 비상구도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사람들이 부패한 관료들을 비난하는 가두 시위를 벌였죠. 이로 인해 사민당은 사퇴했고, 시민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무소속의 테크노크라트로 구성된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다큐가 다루는 진짜 사건은 바로 그 이후부터입니다. ‘콜렉티브’ 화재의 비극이 여기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죠. 사건 발생 후 4개월 동안 부상자들 중 무려 37명이 병원에서 추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에 의문을 품고 있던 한 스포츠 일간지 ‘스포츠 가제트’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믿기 힘든 진실을 마주합니다. 37명의 사망자들은 병원의 부적절한 대응과, 의료 시스템의 문제로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죽었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사람인데도 말이죠. 영화는 이때부터 루마니아 정치 권력과 의료계의 보이지 않는 커넥션과 유착 관계를 고발하며 거대한 진실을 향해 갑니다.

다큐멘터리판 <스포트라이트>를 보는 듯한 몰입감

다만 이 모든 것이 실제 발생한 일이라는 안타까움

<콜렉티브>는 단 하나의 나레이션 없이 오로지 인물들의 생생한 현장 영상으로 영화를 이어갑니다. 거대 권력의 음모를 한 언론사의 기자 팀이 추적한다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보는 기시감을 들게 합니다. 그만큼 다큐멘터리임에도 상당한 몰임감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가 돋보입니다. <스포트라이트>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지만, <콜렉티브>는 우리가 보는 이 모든 영상이 실제 루마니아에서 벌어진 현실이라는 점이 완성도와 비례하며 많은 착잡함을 남깁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여러 번 혈압이 오르더군요. 화상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제대로 된 치료도 못해주는 당시 의료계의 헛발질은 물론, 10배나 희석된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기자들의 허망한 표정과 충격은 보는 이 역시 마찬가지였을 듯합니다. 중반부 화상 흉터에 구더기가 자라는 환자의 모습은 할 말을 잃게 합니다.

거기에 대화를 약속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작금의 사태에 반성과 대책보다는 “저는 오로지 좋은 뜻만을 갖고 일했다”는 보건부 장관의 말에,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일까요. 이후 영화는 루마니아의 정치권과 의료계의 유착과 비리를 치열하게 파고들어 이 사건의 다음을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저는 언론이 관료에게 고개 숙이면, 관료들이 시민을 학대한다고 여러 번 말했습니다” 이 같은 비극에서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폭로한 기자 카탈린 톨로탄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나중 보건부 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왜 계속해서 정부를 몰아세우냐는 비난에 “저는 언론이 관료에게 고개 숙이면, 관료들이 시민을 학대한다고 여러 번 말했습니다”라며 이 작품의 진정한 메시지를 힘주어 전합니다. 아마 영화 보는 내내 카탈린 톨로탄의 활약에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속 시원한 마음을 느끼실 거예요. 특히 자신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친정부의 어떤 패널과 진행한 TV 토론에서 “제 직업엔 최종 목적이란 게 없습니다. 저는 단지 이 토론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좀 더 알려주려는 것뿐”이라고 말할 땐, 언론의 순기능과 기자의 사명 정신을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콜렉티브>는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눠집니다. 콜렉티브 화재 사건으로 벌어진 의료계 비리를 고발하는 기자들의 활약상과, 이로 인해 새롭게 부임한 보건부장관의 시스템 개혁으로 말이죠. 후반부에서는 이 같은 비극 앞에서도 양극단으로 분열되는 사회를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정치권과 의료계의 뿌리 깊은 유착에도, “우리의 병원 시스템은 훌륭하다”라며 대변하는 몇몇 이들의 모습은 화도 나더군요. 정치 공세라는 것이 다 이런 것인지, 회의감도 같이 들었습니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가치관이 달라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데 그 와중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챙기려는 이들을 보면서 과연 미래는 달라질 수 있을까 씁쓸함도 많이 듭니다. 특히 이 다큐의 결말은 꽤 충격적인데, 실제 현실은 영화에서처럼 용기 있는 소수의 활약에도 쉽게 바뀌기 힘듦을 안타깝게 보여줍니다.

작품을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했어요. 루마니아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지만, 이 작품이 겨냥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반드시 정도를 지켜야 하는 기관들이 어긋날 경우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똑똑히 보여줍니다. 또한 이들의 역할을 항상 감시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도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현실 고발을 넘어, 보는 이의 각성과 다음을 이야기할 여지를 남겨준다는 점이 <콜렉티브> 속 비극과는 별도로 의미 깊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저널리즘의 올바른 방향성을 보여준 다큐멘터리 영화 <콜렉티브>는 오직 웨이브에서만 감상 가능합니다. <콜렉티브> 이외에도 웨이브에는 다양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들을 독점 공개 하고 있다고 하니 나중에 몰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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